남자프로농구 원주 DB가 폭풍 5연승, 또 리그 1위라는 좋은 성적과 함께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DB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경기이자,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 원정 경기에서 93-8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DB는 5연승에 성공, 시즌 성적 23승 5패를 기록했다. 2위 서울 SK가 매서운 7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DB도 좀처럼 추격할 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DB는 이달 2연패 충격에서 벗아나 직전 상대 대구한국가스공사, 고양 소노, 울산현대모비스, 창원LG를 차례로 잡아냈다. 이날 승리가 필요한 장관장까지 꺾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DB는 내년 1월 2일 고양 소노(8위), 1월 6일 서울 삼성(10위) 등 하위권과 맞붙는다. 연승 숫자를 더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반면 홈팀 정관장은 7연패에 빠졌다. 지난 18일 대구한국가스공사전 패배부터 시작된 긴 부진이다. 현재 정관장은 10승18패로 리그 7위에 위치했다. 정관장은 내년 1월2일 창원 LG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6강 싸움을 위해 하루 빨리 연패 탈출이 필요하다.
이날 DB는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코뼈 골절 부상에 마스크 투혼까지 발휘한 ‘캡틴’ 강상재는 22득점을 넣고 미소를 지었다. 6리바운드와 5어시스트도 올려 팀을 위해 플레이하는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선수 디드릭 로슨은 3점슛 3개 포함 22점을 퍼부었다. 김종규와 이선 알바노도 각각 14점, 18점씩 올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폭발적인 가드 두경민도 15점을 기록했다. 이는 후반에만 올린 점수였다. 3쿼터, 4쿼터 정관장의 거센 추격이 있었으나, DB는 두경민의 활약 덕분에 이를 뿌리쳤다.
정관장은 외국인선수 로버트 카터가 22점으로 중심을 잡았다. 국내선수로는 정효근과 최성원이 17점씩, 박지훈은 15점을 올렸다. 이종현도 8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막판까지 추격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동점을 만들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DB는 캡틴 강상재를 비롯해 김종규, 디드릭 로슨, 이선 알바노가 베스트5로 나섰다. 정관장은 박지훈, 최성원, 정효근, 배병준, 로버트 카터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1쿼터 출발은 정관장이 좋았다. 시작부터 3점슛이 3개나 터졌다. 빅맨 이종현의 깜짝 외곽포를 시작으로 배병준, 로버트 카터가 3점슛을 기록했다. 정효근도 득점을 올렸다. 정관장은 11-6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DB도 반격에 나섰다. 작전타임을 불러 팀을 정비했고 알바노와 강상재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추격했다. DB는 김종규의 환상적인 덩크슛, 강상재의 2점슛으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분위기 속에 양 팀이 번갈아 리드를 가져갔다. 자존심의 3점슛 대결이 펼쳐졌다. DB 에이스 로슨이 3점슛을 터뜨리자, 정관장 카터도 곧바로 외곽포로 맞섰다. 그러자 로슨은 다음 공격에서 다시 한 번 3점슛을 기록했다. 덕분에 DB는 1쿼터를 23-20으로 마쳤다.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알바노가 멋진 버저비터 슛을 기록해 원정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DB 로슨은 1쿼터에만 8점을 몰아쳤다.
2쿼터 DB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강상재와 로슨이 득점을 올려 27-21로 달아났다. 정관장도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지훈이 3점슛과 상대 반칙을 얻어냈다. 박지훈은 자유투까지 침착하게 성공시켜 4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DB도 곧바로 강상재의 3점슛으로 상대 기세를 제어하려고 했으나, 정관장은 정효근의 활약 속에 28-30을 따라붙었다.
DB는 에이스 로슨이 나섰다. 3점 라인 밖에서 상대 반칙을 이끌어냈다. 자유투 3개도 모두 넣었다. 리바운드만 잡으면 속공에 나서는 DB의 공격은 매서웠다. 김종규가 로슨의 패스를 받아 속공 득점을 올렸다. 2점차였던 스코어는 순식간에 37-28로 벌어졌다.
김종규와 로슨은 2쿼터 막판에도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강상재도 마지막 공격에서 정확한 2점슛을 넣었다. DB는 2쿼터를 45-36으로 끝냈다. 정관장은 마지막 최성원의 득점 덕분에 한 자릿수 격차로 2쿼터를 마무리, 추격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0점차 이상과 한 자릿수 격차의 스코어는 분명 분위기가 달랐다. 정관장도 3쿼터 힘을 냈다. 3쿼터 시작부터 김종규에게 득점인장반칙을 내줬다. 하지만 이종현이 다시 한 번 외곽포를 넣고 포효했다. 로슨의 3점슛 등으로 39-51로 벌어진 점수에도 정관장은 2분여만에 10점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정효근이 내외곽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박지훈도 외곽에서 지원 3점포를 터뜨렸다. 정효근의 추가 득점에 점수는 49-55. 조용했던 안양 체육관의 분위기도 정관장 팬들의 응원으로 다시 뜨거워졌다.
하지만 DB는 DB였다. 선두답게 정관장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알바노의 득점으로 상대 흐름을 끊어낸 뒤 두경민이 중요한 3점슛을 터뜨렸다. 두경민은 정효근의 3점슛 이후에도 ‘맞불’ 외곽포를 기록했다. 또 막판 자유투 득점까지 기록했다. DB는 3쿼터를 70-58로 마쳤다.
3쿼터 두경민은 무려 13점을 올렸다. 3점슛 3개에 자유투 4개도 모두 집어넣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로슨이 3쿼터 집중견제 속에 3득점에 그쳤기에 두경민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정관장의 엄청난 추격에도 DB가 리드를 내주지 않은 이유였다.
정관장은 3쿼터 정효근이 10득점, 박지훈이 5득점을 넣었지만, 두경민은 막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4쿼터 정관장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4쿼터 초반만 해도 DB가 정관장의 추격을 막아내는 듯했다. 4쿼터 초반 빠르게 김종규, 로슨이 2점슛을 넣었다. 정관장은 마음이 급했는지 이지샷을 계속해서 놓쳤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정관장의 매서운 3점포가 터졌다. 최성원, 카터의 연속 3점슛으로 8점차(67-79)까지 따라붙었다. 카터가 또 한 번 외곽포를 터뜨렸다. 4쿼터 5분 넘게 남은 시점. 정관장에도 충분히 역전의 기회가 있었다. 5분08초 최성원은 놀라운 3점슛을 터뜨리고 팔을 휘두르며 포효했다.정관장은 강상재에게 3점슛을 허용한 뒤에도 카터가 중요한 득점인정반칙을 얻어냈다. 카터는 3점 플레이를 놓치지 않았다. 스코어 79-84.
하지만 DB는 최대 장점인 속공으로 정관장의 힘을 뺐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에서도 두려움이 없었다. 침착한 플레이 대신 강상재와 알바노가 빠르게 속공 득점을 올렸다. 알바노는 1분33초를 남겨놓고 3점슛까지 터뜨렸다. 상대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쐐기포였다. 결국 DB가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